여행자의 보물은 지도책이다
페이지를 얼마나 넘겼을까
비를 얼마나 맞았을까
gps와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
내 보물은 지도책 이었다.
주로 하는건 이거다.
19번 도로를 5키로 타다가 분기점에서 29번 도로로 갈아타고 삼거리에서 우회전 후 다시 10키로를 직진한다.
이 모든 일련의 거리와 코스를 머리에 익히는 것이다.
위치감각이 절로 생각나고 현재 자신의 위치가 어디이며 앞으로 어디를 가게 될 것인지 무엇을 보게 될 것인지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이 얼마나 지도책을 열어보고 코스를 변경하고 또 머리속에 외우고....
여행은 그런 것이었다.
적어도 내게 여행은 완벽한 구상과 완벽한 준비와 완벽한 실행에 있어서 난 자부심이 높았다.
내 보물 지도책....
누더기가 되고 빗물에 책이 망가져 찟어질때까지....
내 보물 지도책은 그렇게 나를 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