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인연

by 조용덕 posted Jul 23,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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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칠석마다 옥황상제 따님이


 


태백산 상봉에 사뿐 내려앉아


 


비단결로 땅내음 맡고


 


올라간다 하더이다


 


 


 


비단결에 태백산이 다 닳아 평지가 되면


 


한 겁이라 이르고


 


그렇게 또 태백산 억 개가 닳아 평지가 되면


 


한 겁이라 이르고


 


그제서야 비로서 남과 여가


 


만난다 하더이다


 


 


 


부서진 해적선 뱃머리의 송판 한 조각


 


파도에 밀려다니며 세월을 얽어


 


관솔이 빠져나간 구멍 하나


 


생겼다 하더이다


 


 


 


천 년에 한 번 숨 쉬는 거북이


 


깊은 바다 속에서 솟아올라


 


숨 한 번 마악 쉴 참에


 


왜 하필 거북이 그 구멍으로


 


머리를 내밀고 숨 쉰단 말이오


 


 


 


인연이란 그렇다 하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