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장 3호봉. 여름 유격훈련기간 중에 난 병장 조교였다. 어제 극도로 비가 많이와서 날이 축축했다. 곧 저녁부터 이등병 및 유격훈련 1회 참석했던 인원 전원이 야간산행이 있다. 이 이벤트 취지는 극도로 조용한 밤에 산을 탐으로써 자신감과 용기를 돋구어 줄 수 있으며, 극도의 공포를 느끼게 해줄 수 있는 체험이었다. 이러한 훈련을 위해 6시부터 준비했는데 그 준비는 다음과 같다.
1. 가짜 시체가 들어있는 관을 정상까지 가져가서 거꾸로 매달앗다.
2. 귀신 분장을 하기 위해 몇명을 선정하여 검정색 저승사자 옷을 입혔다.
3. 나 또한 귀신 역할을 위해 큰 나무 뒤에 섬어서 놀래키는 역할을 했다.
4. 3명이 1개조로 10분 간격으로 올려 보냈다.
5. 그 외 몇가지 특별한 장치를 설치했는다.
3명이 1개조로 운영이 되엇는데 의외로 젊은 남자들 엮시 극도의 공포를 이겨내기는 어려운 법이었다. 상대는 10시가 넘은 800고지 정도 작은 산에 불과하지만 약 30명의 귀신들과 험란한 코스가 있고, 별에 별 장치가 있었다. 시체가 거꾸로 매달아 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이상한 소리 그리고 가발을 비롯한 각종 공포는 충분히 초보자로 하여금 오줌을 질금 싸게 할 정도로 무서울 수 밖에 없었다.
왜 야간이냐고 물었다.
앞은 30cm 도 보이지 않은 칠흙 같은 어둠이 있고... 주위에 바람에 나무만 흔들리는 공포... 스스로 체면을 걸지 않으면 통과할 수 없는 것이었다. 어둡다. 후레쉬를 켜야 하나? 하지만 군대에서는 후레쉬를 켤 수 없다. 그렇다고 뒤로 물러 날 수 없는 상황... 앞으로만 가서 최종 목적지에 도장을 받아와야만 오늘 잘 수 있는 게임...
이 행사를 무사히 마친 장병들은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공포를 이겨낸 진정한 승자로 떳떳히 장부가 될 수 있었다. 확연히 올라갈때 기압소리와 내려왔을때 기압소리는 분명히 달랐고, 무엇보다도 얼굴에는 싸늘한 기운보다는 무슨일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 그들이 얻은것은 두려움이 아니라 바로 자신감이었다.
군 제대 후 야간산행을 해본적이 있었던가?
등줄이 오싹하면서도 머리 꼭대기엔 극한 공포심... 귀신은 날 보고 있었다.
어느 누군가 공동묘지에서 잘래? 야간에 산 넘어갈래? 라고 묻는다면 어떠한 선택을 하겠는가?
나라면 공동묘지에서 자겠다.
가까운 날에 두려움을 이겨낼 새로운 용기를 얻을 야간산행을 해보자.
상대는 악마가 숨쉬는 어둠과 칼 보다 더 아픈 추위 뿐.... 이것을 이겨낼 수 있는 건 단지 작은 심장소리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