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A : 세상에 비밀이 있습니까?

 

나그네B : 비밀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나그네A : 자신만이 숨기고 싶은 약점이 아닐까요?

세상사람들은 이것을 남에게 감추려 든다고 합니다.

 

나그네B : 그렇다면 그 비밀이 비밀이 아니지 않는가?

 

나그네A : 자신만 알고 남에게 숨기니 비밀이지요.

 

나그네B : 하지만 생각해 보게. 그 비밀은 이미 당신이 알고 있지 않은가?

또한 당신이 알고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있지 않은가?

 

나그네A : 하늘과 땅 그리고 자기자신.. 그럼 3명이나 아는 군요.

 

나그네B : 사실 그렇지 않다네. 주위를 둘러보게나

세상 모든 사물이 이미 그것을 안다네.

 

나그네A : 혼자만 숨긴다고 해서 비밀이지만 사실 그게 비밀이 아니라는 말씀이시군요.

 

나그네B : 그렇다네. 그가 이미 비밀로 하기 전에 세상은 이미 그것을 다 알고 있는 셈이지.

 

나그네A : 비밀을 왜 숨기고 싶어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나그네B : 아무래도 창피하거나 남에게 알려서는 좋을게 없다고 생각한 거겠지

여기서 창피한 것을 숨기는 것은 그렇게 좋지 않지만 남에게 알려서 좋을게

없는것은 이롭다네.

 

나그네A : 창피한 것은 무엇이며, 좋을게 없다는건 어떻게 구분하나요?

 

나그네B : 창피한것이 잇는데 그것을 숨길수록 더더욱 땅을 파고 들어가는 셈이지.

즉 숨기면 숨길수록 또 숨기게 되니 마치 땅굴을 파는 것과 마찬가지라네.

또한 좋을게 없다는 것은 자기 자랑을 그다지 멋지게 하지 말라는 뜻이네.

선행은 남에게 알리는 것이 아니라 묵묵히 수행하는 것이라는 뜻이네.

 

나그네A : 아 이러고 보니, 잘못된 짓을 숨기려 하고, 잘된것을 알리려 한다는 뜻이군요.

 

나그네 B : 그렇다네. 잘못은 오히려 숨기려 하지 말고 당당히 잘못의 죄를 받고,

잘된것은 남에게 숨기어 자기의 선행을 알리지 말라는 뜻이지.

 

나그네A : 아 네....마치 우리가 생각했던것과 반대로 행동하라는 것이군요.

 

나그네B : 하지만 이는 이치를 모르고는 행하기 어렵고,

알지만 실행하기가 어렵다네.

비록 자네가 알았더라도 실행하기는 절대 어려울 것이니

마음속에 새기고 또 새겨 잊지 말도록 하게.

 

 

(어느 나그네와의 대화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