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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16 08:20

자독한 겨울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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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겨울의 추억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 시절 나는 지금 현실에 처해진 상황이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 해 겨울이었다. 그곳은 늘 추웠다. 남쪽나라에서 상상하던과는 다르게 지독하게 추웠다.

 눈이 하얗게 내리던 어느날 너무 많이 와서 도로가 얼어 버렸다. 얼었다는 표현이 맞다. 왜냐하면 눈이 10cm 이상 쌓였는데 그 위로 차가 지나가고 계속 눈이 와서 보이는건 20cm 가 넘었기 때문에 도로 자체가 얼었었다.


 한 몇 일은 싸리비로 쓸만하다.

 하지만 2주가 넘어가서는 최악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이제 매일 큰 도로 5km 앞까지 10km 를 제설작업을 해야한다.

 이게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일이냐면 부식차가 못들어오니 굶어 죽기전에 도로를 뚫어 놔야한다.


 지난 보초시간도 제설작업으로 녹초가 되었지만 아침식사 후 취사반에서는 주먹밥을 만든다.

 그렇다 오늘부터는 종일 야외 제설작업을 해야 한다.

 부대 최소 병력을 제외한 전원이 매일 아침부터 도로가 다 까고 차가 들어올 수 있늘 정도로 까야 한다.

 도구는 무엇인가.

 야전삽이다. 삽질하러 가냐고? 아니다

 야전삽을 뒤집은 상태로 총 5명씩 도로 전체의 얼음을 밀며 까기 시작한다.

 위에 덮힌 눈은 넞거래로 먼저 치우고 얼음이 언 시점부터 아스팔트까지 엄청난 두깨를 공병삽으로 긁는다. 

 허리를 필 수 없을 정도로 맏대한 스케일이다.

 아 엄청나다.

 삽질? 그건 아무것도 아니다. 눈 덮힌 도로에 삽으로 얼음을 까봐라

 설마 눈삽을 오해 할 수도 있다. 티비에 나오는 넓은 운동장이나 빗자루로 쓸어 낼 수 있는 또는 그렇게 푹신푹신한 눈이라면 1000톤이라도 환영이다.

 내가 말하는 것은 얼음 그 자체다.

 눈삽으로 없앨 눈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빗자루로 쓸어버리면 얼마나 좋을까...



 몇키로를 깐 것일까.. 뒤도 보이지 않는 곳이다

 얼마나 왔을까.. 아직도 경계선이 보이지 않는다

 다른부대와 만나는 그곳까지 얼마나 남았을까

 허리 한번 못피고 하루 종일 삽질하고 있다

 

 아 눈이 어떤 사람들에겐 그토록 좋은건가?

 이 쓰레기가 쌓이면 도로가 통제되고 내가 먹을 식량이 들어오지 못한다.

 물이 얼고 기름이 바닥나고 몇일째 씻지도 못한다


 흔히들 말한다. 감히 이곳보다도 힘든 곳이 있을까?

 그시절 그때 내무반의 전우가 있었고 믿고 신뢰하는 선임이 있었고 아끼는 후임이 있었기에 난 버텨냈다.


 이 지독한 겨울이 또 찾아왔다.

 춥고 배고프고 서러운 추억이 떠오른다.



 춥지 말자

 배고프지 말자

 할 말은 하고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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