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1개월의 군 복무를 마치고 집에와 치킨을 시켜 먹을 때 였다.
행복하다.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을 때 먹을 수 있어서
2일 동안 충청북도 오지를 돌아다니다가 중국집에 들어 갔을 때 엿다.
행복하다. 굶주림에 허덕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는데 드디어 여기가 어디인지 가늠 할 수 있었다.
벽소령을 넘어서 자전거를 짊어지고 도로를 만나는 순간
행복하다. 유실된 도로를 찾아 무모하게 올랐던 지방도로를 찾다가
불볕 더위에 온 몸이 땀에 찌들어 오대산을 내려올 때 만난 계곡에서
행복하다. 이 시원한 계곡을 만들어 주셔서
행복이란 고생 끝에 낙이 오는 것과 같은가?
지독한 어려움과 고난을 겪은 다음에야 오는게 진정한 행복이었던가?
집 안에 가만히 틀여 박혀 있다면 고생을 느끼지도 못하겠지만
마찬가지로 행복도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가장 맛있는 라면이 언제냐고 묻는다면 설악산 중청 대피소에서 먹는 라면이라고 대답했다.
쉽게 올 수 있다면 쉽게 얻지도 못 할 기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