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 중 저녁 8시가 지났을 무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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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11 보병사단 마크를 단 수백의 무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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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숙영지를 가로 질러 산 정상으로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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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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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들 어디서 오는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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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에서 여까지 걸어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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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미친부대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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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에서 여기 화천 신읍리까지 직선으로만 8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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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대 특성상 산악으로 왔다면 최하 100km 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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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게 행군해서 온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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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으로 대단하다 외치며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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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자 열심히 꾸역꾸역 올라가는 중 질문을 건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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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슨부대가 산에 있냐고 투덜투덜 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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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리부대는 평지에 있는게 아니라 산 중턱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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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병소에 도착하는게 끝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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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린 위병소가 시작이다. 등산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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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사십분을 부지런히 올라야 막사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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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사단이 투덜대며 말하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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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산 넘어 갈건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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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넘어가려면 정상까지 40분은 더 가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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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애들이 기겁을 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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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목적지는 대체 어딜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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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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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스팔트 위를 걷는 것은 구름위를 걷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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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멘트 위를 걷는 것은 물위를 걷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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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포장을 걷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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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 위에 바위를 걷는다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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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서 산악행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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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져서 시작하여 동이 틀때 끝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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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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칧흙같은 어두운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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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시간째 행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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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사에 돌아올 때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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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뻣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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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잘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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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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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기쁨은 무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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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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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에 행복을 느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