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옛날 시장 양쪽에는 할머니께서 오이 5개씩 2줄, 호박 2줄, 참외, 바나나를 펼쳐 놓으셨다.
내가 지금 보고 있는 곳은 어느 시골시장의 망해버릴 것 같은 장소이다.
지나가는 사람은 그저 노인들 뿐...
오랜만에 나처럼 젊은 청년이 지나가니 할머니들께서 가만히 앉아 있으시다가
"어이~ 총각~ 오이 좀 사가~" 라고 말씀 하신다...
나는 그저 맛있게 보이는 오이를 보고,
"맛있겠네요"
하고는 그냥 지나쳐온다.
상인 30명에 지나가는 행인은 고작해야 3~4명... 30명 모두 60대 이후 할머니들이고
지나가는 행인은 30~40대 젊은 아주머니들...
할머니들은 고작해야 몇점 올려놓은거 오늘 내에 다 못팔 것 같다.
어디 지나가는 행인이 있어야 팔지...
수산시장에 가니 냉동고기 몇점이 올라와 있다.
한바퀴 쭉 돌아보니 할머니들이 냉동창고에 몇명이서 기다리고 있는데
안에서 젊은 아낙이 "made in china" 냉동 생선을 할머니께 드리고 있다.
사실 여긴... 여수다.
나는 고기를 먹고 싶다. 하지만 그 고기는 한국에서 안 잡힌지 오래다.
그렇다면 수입해야 하고, 시장에서 팔고자 하는 할머니들은 수입산을 사다가 판다.
팔고 싶어도, 국내 물량이 없는데 소비자들은 주라고 하니 어쩔 수 없는 형세인 것이다.
어민은 기름값 때문에 졸지에 채무자가 되고, 그 채무자로 인해 시장 판매 할머니들은 자기도 모르게 중국산을 파는데
아줌니는 그저 신선하다고 속아 넘어가 싸다고 단돈 몇천원에 사가는데 그것도 또 깍을려고 든다.
시장 할머니는 하루종일 앉아 있으면서, 오지도 않는 손님들에게 호객행위를 하고,
단돈 2000원에 고맙다고, 더 얹어 주시고는
" 머 더 필요한거 없어?" 라고 상냥하게 물어보신다.
그저 지나가면서 그냥 샀을 뿐인데 덤으로 정성을 더 얹혀 주시는데 마음까지 즐거워 진다.
시장의 할머니는 단돈 몇천원이 기쁘하며 즐거워 하는 모습이 너무나 감명이 깊다.
^_________________^ 할머니 많이 파세요~~
라고 떠나지만, 그 많은 야채며 수산물이며 다 못팔 것 같다. 지나가는 행인이 있어야 팔지....
하루종일 앉아서 팔아봐야 몇만원.....
대형 마트가 이젠 소형 마트까지 침투했다.
5000만원이면 24시간 마트를 운영할 수 있고, 24시간 짜여진 종합적 마트는 구멍가개를 박살내 버린다.
변하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 이게 삶의 방식이지만, 눈물이 난다.
롯데마트는 이제 소형 마트에 까지 진입을 시도했다. 기업화 물류화 시스템이 이젠 우리 코 앞까지 다가왔다.
내가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다. 이미 시장에서 없어져 버렸서이다.
난 고집하고 싶지만 갈 수가 없다. 그들은 죽는다.
지면 노동자가 되고, 노동자는 실업자가 되며, 실업자는 막노동을 하며, 창부가 된다.
따라가지 못하면 노가대와 술집 접대부 밖에 되지 않는다.
이게 세상의 진리다.
따라가지 못하면 피지배가 되며, 중세시대 말로 하면 "노예"가 된다.